청소년팀 / "우리는 만물과 함께 살아간다"
‘십대들의 독자-되기, 저자-되기’는 책을 읽는 ‘독자’가 되는 동시에 독서를 통해 촉발된 생각을 자기 언어로 풀어 쓰는 ‘저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읽고 필사하고 토론하고 글을 쓰는 프로젝트입니다.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열심히 읽고 쓰고, 고쳤습니다!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 《원자력 신화로부터의 해방》, 《세상을 가리키는 말은 숲》, 《월든》 네 권의 책을 읽으면서 ‘나’는 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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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을 글을 읽으며 남편의 속내를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정년퇴직을 생각하면 낭떠러지로 떠밀리는 느낌"이고 " 잘 살아오던 길에서 강제로 떠나라며 밀리는 느낌"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그 사람의 마음이 읽히네요. 남편의 다음 발걸음이 어디로 어떻게 향할지 속단할 수는 없지만, 학교 졸업과 동시에 공부하고는 인연이 멀어진 터라, 심히 걱정이 되는군요. 아내인 제가 에세이를 쓰느라 머리칼을 쥐어뜯는 걸 보면서 '참 이상하게도 산다'며 걱정하며 넌지시 말리려는 행동도 이해못할 바는 아니죠. 남편에게 공부는 스펙과 관련된 공부이미지밖에 없을 테니끼요. 그런 남편과 함께 사는 저로서는 공부가 든든한 방패가 되어준다는 생각을 합니다. 남들이 돈 들여 경험하는 그 많은 것들이 별로 부럽지가 않아서^^ 고정 수입이 끊긴다고 남편에게 바가지 긁을 일도 없을테구요...평생 가족 먹여살린다고 수고했다고, '당신이 보살'이라고 마음 깊이 다독여 줄 일이 남았네요.
퇴직 이후를 맞이 하는 우리 세대의 이야기를 공부하는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글이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저도 분발하겠습니다.
정년퇴직. 아직 경험한 건 아니고, 어쩌면 경험하지 못한 걸 수도 있지만, 그동안 살아왔던 길에서 이탈한다는 게 한순간의 결심만으로 이뤄지는 일이 아니라는 건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하고 있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공부를 재밌게 하시지만, 막상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삶으로 일상을 재배치하는 것은 꺼리시더라고요. 공부가 대단한 게 아니라 다른 삶을 감행하는 게 그만큼 힘든 일이라는 뜻이겠죠? 그런 점에서 자꾸만 가리고야 마는 마음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대목에 가슴이 저릿했습니다. 말로는 만리장성을 쌓았으나, 실제로는 모래성보다 허술한 게 우리의 결심인데 그것들을 보는 작업도 뭔가... 뭉클했습니다. 글을 쓰면서 다른 삶에 대한 결심을 다지고, 단단하게 채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순히 퇴직자의 글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결심을 다지는 글이란 점에서, 뭔가... 마음이 울리네요..!